美지방선거 민주당 대선가도에 ‘빛’…25년 만에 버지니아 장악

  • 뉴스1
  • 입력 2019년 11월 7일 09시 08분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약 1년이 남은 가운데 켄터키·버지니아·미시시피·뉴저지 등 4개 주(州)에서 열린 지방선거에서 대부분 민주당이 승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까지 나서 지지를 호소했지만 패배로 이어지면서 그의 재선 가도가 순탄치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시시피를 제외한 3개 주의 주지사 및 주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

켄터키주에서는 민주당의 앤디 베셔 주 법무장관이 49.2%를 획득해 48.8%를 얻은 매트 베빈 현 주지사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베셔 후보는 승리 선언과 함께 “오늘 밤 켄터키주의 유권자들은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크고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우리의 선거는 우파(right)와 좌파(left)의 대결이 아닌, 옮음(right)과 잘못(wrong)의 대결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켄터키주는 공화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으로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30%포인트(p) 차이로 앞헜다. 이에 따라 켄터키주에서의 민주당의 승리는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진단했다.

선거 전날인 지난 4일 켄터키주 렉싱턴 유세현장에서 베빈 주지사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에서 패하자 트위터를 통해 “내가 지지를 호소했기 때문에 더 큰 격차의 패배를 피할 수 있었고 공화당도 일부 다른 주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버지니아 주의회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했다. 버지니아주 의회 상·하원은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양원에서 공화당을 제쳤다.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21석을 차지해 19석을 확보한 공화당을 제쳤고, 하원에서도 민주당이 54석을 차지해 43석을 확보한 공화당을 따돌렸다. 버지니아 주의회 양원 모두를 민주당이 장악한 것은 1994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버지니아 선거 유세 현장에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카말라 해리스 코리 부커 등 민주당 대선 출마 후보들이 모습을 보였으며 공화당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NYT는 버지니아주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새로운 총기 규제법안을 비롯해 그동안 공화당이 반대해 온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뉴저지 주의회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자신들의 텃밭을 지켰고 공화당은 겨우 미시시피주를 수성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톰 페레즈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역사적인 승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모든 공화당 의원들을 오싹하게 했을 것”이라며 2020 대선에서도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기도 했다. 켄터키주에서는 대니얼 캐머런이 주 법무장관으로 당선, 그 지역의 공화당 출신 첫 흑인 법무장관이 됐다.

또한 버지니아에서는 민주당의 가잘라 하슈미 후보가 첫 무슬린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아울러 애리조나주 투손 시장 선거에서는 레지나 로메로가 해당 지역의 첫 라틴계 여성 시장으로 당선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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