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에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좀 더 독해질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침체에 놀란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정책을 추진하면서 미세먼지 저감 목표를 대폭 하향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대기 질은 이미 나빠지기 시작했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지난달 발표한 ‘2019~2020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와 주변지역 동계 대기오염 종합관리 행동방안’에서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미세먼지 농도를 전년 대비 4%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전달 공개한 초안보다 1.5%포인트 낮은 수치다.
중국 정부가 원래 계획보다 미세먼지 저감 목표를 하향 조정한 이유는 징진지 지역의 산업 활동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27년 만에 가장 낮은 6.0%에 그쳤다. 중국 정부로서는 환경보호보다 당장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블룸버그는 “베이징이 또 한 번의 ‘회색 겨울(gray winter)’를 준비 중”이라며 “중국 정부가 깨끗한 공기를 희생해서라도 경기를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중국 대기 질은 이미 나빠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1일 중국의 건국 70주년 기념식도 중국 당국의 노력에도 스모그에 덥힌 하늘은 회색빛을 띠었다. 행사 두 달 전부터 베이징 시내 트럭운전과 불꽃놀이를 금지하고 베이징 주변 480㎞ 내 공장 가동을 중단한 당국의 노력이 무색했다.
대기오염 문제는 지표로도 확인된다. 지난 9월 중국 337개 도시에서 미세먼지가 없었던 날의 비중은 80.5%로 한 해 전 같은 달보다 14.7% 감소했다.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 중국지사의 리슈어는 “중국의 경기침체는 당국의 환경 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중앙 정부 부처와 지방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대기오염 저감 목표치는 더 희석될 것이고, 중국인들은 다가오는 겨울에 이를 ‘폐’로 체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 등 주변국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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