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 시간) 실시된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항만청 위원단(커미셔너) 선거에서 한국계 2세 샘 조(29) 전 총무처 정무관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시애틀타임즈가 7일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조 후보는 이날까지 57.2%를 획득해 집권 공화당의 그랜트 디깅어 전 밸뷰 시장을 앞서고 있다.
시애틀항만청 위원단은 미국 서부의 관문인 시애틀항,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의 운영을 관장한다. 총 5명이며 임기는 4년이다. 이들은 올해 기준 4억 7200만 달러(약 5456억 3200만 원)에 달하는 항만청의 예산을 집행하고 이사회를 지휘 감독한다. 위원 임기를 마친 후 상·하원의원 및 주지사 선거 등에 도전하는 사례가 많아 전국적 인지도를 지닌 정치인의 등용문으로 평가받는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국계 이민자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난 조 후보는 미국 사회의 주류인 60대 백인 남성인 디거 후보를 꺾고 소수자인 아시아계 이민자의 새로운 신화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자신의 선거 캠프 웹사이트에 “가족의 세탁소 사업을 도와주면서 노동의 가치를 배웠다”고도 강조했다. 자신이 가족 중 대학을 졸업한 첫 번째 구성원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아메리칸대 국제관계학 학사, 영국 런던정경대(LSE) 국제관계학 석사 출신이다.
조 후보는 아미 베라 하원의원(민주당)의 입법보조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총무청 특별 정무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민주당이 2016년 대선에서 패하자 수도 워싱턴 생활을 접고 고향 워싱턴주로 돌아왔다. 이후 동아시아로 미국 농산품을 수출입하는 ‘세븐씨즈익스포트’라는 무역회사를 운영했다.
시애틀타임스는 그의 승리 비결로 아시아계 유권자를 잘 공략했다는 점을 꼽았다. 조 후보는 “백인 일색인 항만청 위원회에 소수인종을 선출해야 항만 및 공항 이용 당시 소수자의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다. 나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시애틀항을 통한 인신매매 근절 △공항 인근 비행기 소음 감소 △노숙자 문제 해결 △시애틀항의 탄소 배출 감소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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