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오페라의 전설’ 플라시도 도밍고(78)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서 물러난 데 이어, 2020년 도쿄 올림픽 문화 공연에도 서지 않기로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도밍고는 8일(일본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고심 끝에 2020년 4월 예정된 가부키-오페라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심사숙고한 뒤 주최 측과의 상호 협의를 거쳐 내린 결정이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진 않았다.
지난 1968년 27세의 나이로 데뷔한 도밍고는 현대 클래식 음악사에서 가장 유명한 성악가 중 한 명이다. 150여개 역할을 맡아 4000회 이상 공연했고, 그래미상을 수차례 받았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 등과 함께 ‘3대 테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다 지난 9월 도밍고가 1980년대 이후 30여년 동안 최소 20명의 여성들에게 강제로 키스하거나 껴안았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을 일으켰다.
성추문 의혹이 불거진 후 도밍고는 자신이 데뷔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공연에서 배제됐으며, 로스앤젤레스(LA) 오페라 총감독직에서도 쫓겨나 지난 51년 간 이어온 미국 생활을 사실상 마감했다.
다만 유럽에서는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추문 스캔들이 터진 후에도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서 공연을 했고, 지난달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도밍고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보도 직후 성명을 통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여성들이 제기한 30여년 전의 의혹은 아주 골치아프고 부정확하다”면서 “내 모든 상호작용과 관계는 항상 환영받고 합의된 것이라고 믿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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