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흑사병 환자 2명 중 1명 위독…“인근 아동병원 봉쇄” 소문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4일 22시 26분


중국 흑사병(페스트) 환자 2명 중 1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에서 베이징 한 아동병원이 봉쇄됐다는 소문이 도는 등 흑사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보건당국은 흑사병 환자 2명 가운데 1명이 위독한 상태이지만 베이징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12일 중국 서북부 네이멍 자치구 출신인 두 사람이 흑사병 확진을 받았다고 밝힌바 있다. 두 사람은 부부 사이로 남편이 43세, 부인이 46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보건당국은 “두 환자가 베이징 차오양구 의료 기관에 격리돼 적절한 치료와 조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이 부부가 사는 지역은 흑사병 자연 발병지역으로 올해 8월 14일, 17일, 20일, 25일 연속해서 이 지역 동물에서 흑사병 균 12건이 검측됐다. 부부는 유목민으로 쥐를 죽인 적이 있지만 쥐 사체를 만졌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중국 매체들은 보도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정확한 흑사병 발병 시기는 아직 불명확한 상태다. NYT에 따르면 베이징 차오양 병원의 의사 리지펑 씨는 소셜미디어 위챗에 이 환자들이 3일 치료를 받으려고 했다는 글을 올렸다. 리 씨는 중년 남성이 열과 함께 열흘 정도 호흡에 문제가 있었으며 네이멍구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 아내도 비슷한 증상이 시작됐다고 적었다. 이 글이 사실이라면 남편이 지난달 25일 이전 감염됐으며, 이달 3일 이후 계속 베이징에 머물렀다는 의미다. 현재 리 씨의 글은 삭제된 상태다.

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확진 전 환자들과 접촉했던 이들은 감염 예방 및 진단을 위해 격리된 상태로 현재까지 열이나 기타 증상이 보고 되지는 않은 상태다. 부부가 네이멍구를 떠난 이후 추가 발병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흑사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에는 흑사병 확진 환자가 나온 병원 인근 아동병원이 봉쇄됐다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오늘 베이징 시내 아동병원과 다른 중형 병원이 봉쇄됐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해당 아동병원에서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3층 이상은 출입이 불가하고, 1·2층은 봉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병원 측은 중국 북경인민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병원은 정상 진료 중이고, 당국으로부터 병원을 봉쇄하라는 통지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중국 당국은 현재 흑사병 보도를 통제하고 있지 않지만 흑사병의 위험성이 확산되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NYT는 “중국 정부가 흑사병 관련 온라인 토론을 통제하는 조치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들은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한 2019년 9월 전국법정전염병상황개황‘ 보고에 따르면 올해 9월 1건의 흑사병 사례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흑사병으로 숨진 사례가 2014년 3건, 2016년과 2017년, 2019년 각각 1건 있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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