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할퀸 베네치아 산마르코 대성당…기둥·바닥 훼손 심각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0일 10시 57분


53년 만에 최악 홍수로 3차례 바닷물에 침수
도시 교회 절반 60곳 피해…'기후변화 영향'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53년 만에 최악의 홍수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인 산마르코 대성당이 심하게 훼손됐다고 AP통신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레산드로 폴레트 베네치아 총대주교 대변인은 이날 “지난 주부터 발생한 3차례의 이례적인 홍수로 이 도시 교회의 절반인 60곳이 피해를 입었다”며 “이 중에는 산마르코 대성당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산마르코 대성당은 지난주부터 세 차례 침수돼 소금물이 모자이크 바닥과 대리석 기둥에 스며들었고 종탑 산책로도 파괴된 상태”라며 “소금물에 의한 피해는 시간이 지나야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치아 시청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인 바실리카(산마르코 대성당)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고 알렸다.

소금물은 건축자재에 스며들기 때문에 침수된 곳보다 더 높고 깊게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정확한 피해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당 관계자는 특히 지하실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산마르코 대성당 지하는 1966년 이후 이번에 두 번째로 물에 잠겼다.

9세기에 지어진 산마르코 대성당은 비잔틴 대표 건축물로 손꼽힌다. 예수의 12제자 중 한 명인 마르코 성인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이 성당은 건립된 이후 1200여년 동안 이 번을 제외하고 5번의 홍수 피해를 입었다. 가장 가깝게는 지난해 11월 수해로 대리석 바닥과 청동문 등을 수리하는데 220만 유로(28억3000만원)가 들었다.

베네치아 총대주교는 산마르코 대성당을 제외한 교회 60곳의 피해액을 한 곳당 평균 6만 유로(약 7700만원)로 추산했다.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수상 도시’ 베네치아는 1966년 이후(194㎝)로 53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났다. 지난 12일엔 조수 수위가 187㎝까지 높아졌고 잇따라 154㎝, 150㎝를 기록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단기간 내에 세 차례에 걸쳐 기록적인 홍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도시의 90%가 잠겼고 2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가 났다.

루이지 브루냐 베네치아 시장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최소 10억 유로(약 1조2000억원)의 피해가 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홍수 원인으론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피해복구를 위한 지원금 2000만 유로(약 257억4000만원)을 승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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