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손튼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이하 홍콩 인권법)이 베이징이 아니라 홍콩만 힘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보도했다.
손튼 전 차관보 대행은 최근 SCMP와 인터뷰에서 홍콩의 민주화를 돕기 위해 미국 의회가 홍콩 인권법을 통과시켰으나 오히려 홍콩시민들만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인권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홍콩 인권법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홍콩은 1992년부터 중국과 달리 관세, 무역, 비자 등에서 미국의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
만약 홍콩의 자치 수준이 미국의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미국은 홍콩이 누리고 있는 특별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된다면 베이징이 아니라 홍콩이 피해를 입게 된다.
손튼 전 차관보는 “홍콩이 특별 지위를 잃는다면 베이징은 길거리에서 춤을 출 것”이라고 예견했다. 홍콩이 특별지위를 잃으면 홍콩은 더욱 베이징에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은 채찍을 휘두르고 싶어 하지만 그 채찍에 맞는 사람은 중국인이 아니라 홍콩인”이라며 “홍콩 인권법 추진은 미국 의회가 중국과 홍콩과의 관계를 잘못 이해한 것에서 비롯된 ‘엄청난 실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홍콩 시위와 관련, “경찰의 폭력은 물론 시위대의 폭력도 문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시위대가 미국의 국기를 들고 시위를 하는 것을 보고 미국인들은 홍콩 시위대를 응원하지만 시위대의 폭력 또한 경찰의 폭력만큼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유진영의 리더로서 미국은 경찰의 폭력은 물론 시위대의 폭력도 문제 삼아 양측의 폭력을 완화하는데 일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손튼 전 차관보는 미 국무부에서 아시아 지역 최고 전문가로 지난 7월 25년간의 국무부 생활을 마감하고 은퇴했다. 그는 현재는 예일대의 중국 센터에서 선임연구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손튼의 경험을 살려 그를 더 높은 직위로 발탁하려 했으나 대표적인 대중매파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루비오 의원은 손튼이 너무 친중적이라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콩 인권법에서 중국을 직접 겨냥한 조항은 홍콩의 기본적 자유를 억압한 데 책임이 있는 인물에 대해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 뿐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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