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엮일줄 꿈에도 몰라”…펠로시 “증거 명백”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2일 03시 04분


트럼프 "스피커폰 안쓰면 통화 들을 수 없어"...증인 주장 반박
펠로시 "트럼프, 개인적 이득 위해 권한 남용 명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그에 대한 탄핵 조사를 촉발한 ‘우크라이나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은 그가 개인적 이득을 위해 권한을 남용했음이 명백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꿈에서라도 내 이름이 탄핵이라는 추잡한 단어와 어떤 식으로라도 엮일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전화(통화록)은 완벽했다. 잘못됐다고 할만한 것은 없었다. 우크라이나에 압력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한평생 사람들이 전화하는 모습을 지켜 봤다. 내 청각은 대단히 좋으며 여태껏 그랬다”며 “스피커폰이 아닌 상태로 전화하는 사람의 대화를 듣거나 이해할 수 있던 경우는 없다. 시도해보기까지 했는데 소용이 없었다. 해보라!”고 지적했다.

이는 이날 탄핵조사 공개청문회에 출석하는 국무부 관리 데이비드 홈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에 근무하는 홈스는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와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하면서 우크라이나에 관한 얘기를 나누는 것을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스는 지난주 하원 비공개 증언을 통해 올해 7월 키예프의 한 음식점에서 선들랜드 대사와 식사하던 중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는 내용을 들었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수사를 하기로 했다는 대화 내용이 오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미국의 군사원조와 백악관 회동을 대가로 미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뒷조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달 13일 시작된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에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우크라이나 정책을 담당한 전현직 관료들이 잇달아 출석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증언을 내놓고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이득을 위해 권한을 남용했다는 증거가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헌법위반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대통령이 개인적 이득을 위해 직권을 남용하면서 미국 국가안보를 저해했다는 증거가 명백하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보류해 러시아에 이롭게 했다”고 말했다.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를 추진하기에 충분한 증언을 들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런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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