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협상과 홍콩 문제가 동시에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26일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근접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이날 미중 고위급 협상 대표 간 전화 통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무역 협상과 홍콩 문제를 동시에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최근 선거를 치른 홍콩 시민에게 전할 메시지에 대해 “우리는 그들과 함께 있다”며 “알다시피 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아주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매우 중요한 합의의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무역에서 역대 가장 중요한 합의들 중 하나”라며 “동시에 우리는 홍콩에서도 잘 진행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홍콩 문제 거론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여 왔다. 미 의회는 지난주 행정부가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하고 무역 투자 등에서 홍콩의 특별지위 지속 여부를 판단할 것을 요구하는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중국 정부는 이 법안이 주권을 침해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법안 서명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이 법안은 다음 달 3일 법률로 제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법안 서명은 시 주석이 무역합의에 서명하는 것을 정치적으로 힘들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이날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열흘 만에 전화 통화를 했다고 공개했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에서 “양측이 공동 관심사인 핵심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했다”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WSJ는 내년 1월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가 미중 정상회담 장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친정부파인 건제(建制)파의 참패에 아직도 당혹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중국 중앙 정부 관료가 중국이 반중(反中) 성향 범민주파의 압승에 놀랐음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이 관료는 “건제파 후보들이 거리에서 (시민들의) 욕설을 듣는다는 얘기를 듣고 어려운 싸움이 될 걸 알았지만 건제파가 확보한 의석수가 예상보다 낮았다”고 털어놨다. 중앙 정부와 홍콩 당국의 소통 창구였던 홍콩 주재 중앙정부연락판공실 최고 책임자인 왕즈민(王志民) 주임의 교체를 검토하는 것도 민심 오판에 대한 경질 성격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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