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의 소국 알바니아에서 93년 만에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26일 오전 3시 54분경 수도 티라나에서 북서쪽으로 34km 떨어진 곳에서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해 27일 오후 1시 현재 최소 26명이 숨지고, 65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중해 지진대에 있는 알바니아에선 9월에도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이 반복되다 보니 건물을 지탱하는 철골 구조가 약해졌고, 이번 지진으로 건물 수백 채가 한꺼번에 무너져 피해가 더 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첫 지진 후 100여 차례 여진이 지속됐으며, 인근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 남쪽 79km 지점에서도 26일 규모 5.4의 강진이 관측됐다.
구조대원들은 27일에도 건물 잔해에 갇힌 생존자 구조 작업을 벌였다. 주민들도 맨손으로 돌무더기를 치웠다. 그 과정에서 티라나와 수마너 지역에서 50여 명이 구조됐다. 진앙에 가까워 피해가 컸던 수마너 지역을 찾은 일리르 메타 알바니아 대통령은 “모두 힘을 합쳐 사태를 극복하자”며 구조를 독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27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의 수요 일반 알현(연설)에서 알바니아 지진 피해를 언급하며 애도 메시지를 전했다.
이탈리아, 그리스,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구조대를 급파했다. 프랑스, 터키는 특수병력을 파병했다. 알바니아 정부는 27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그리스 지진학자 에티미오스 레카스 씨는 영국 가디언에 “알바니아가 가난한 국가이다 보니 건물의 노후화 등으로 상태가 나빠 피해가 더 컸다”며 “추가로 규모 5.9의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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