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배낭 들추니 거액 돈다발 가득…“구걸해서 모았다”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12월 2일 17시 27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구걸하는 노숙자 배낭에서 묵직한 돈다발이 나와 시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2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자카르타 간다리아 지역에서 구걸하는 묵리스 묵타르 브사니(65)가 사회복지당국의 단속에 적발됐다.

당국이 이 사람의 배낭 안을 살펴보니 1억9450만 루피아(1630만원)의 돈 다발이 한가득 들어있었다. 1000만 루피아(84만원)씩 묶인 지폐 뭉치였다.

수도인 자카르타의 월 최저임금이 394만여 루피아(32만8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인도네시아 일반 국민들에게는 1억 루피아는 매우 큰 돈이다. 지방 최저임금은 수도의 절반도 안되는 곳이 많다.

묵리스는 처음에는 "일해서 번 돈"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구걸해서 모은 돈"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구걸로 받은 동전과 소액권 지폐가 일정 금액 모이면 은행에 가서 큰 단위 지폐로 바꿔 배낭에 보관해 왔다고 밝혔다.

묵리스가 구걸로 많은 돈을 벌어 당국의 단속에 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7년에도 8600만 루피아(720만원) 돈다발을 소지한 상태로 구걸하다가 적발된 바 있다.

당시 "다시는 구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가족에게 인계했지만 다시 돈벌이 목적으로 나와 가짜 거지행세를 해온 것이다.

자카르타에서 구걸 행위와 거지에게 돈을 주는 행위는 모두 단속대상이다. 위반하면 60일 이하 구금 또는 최대 2000만 루피아(168만원)의 과태료를 물 수 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거지에게 돈을 주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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