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중 꿰는 사위이자 참모… 중동-멕시코-캐나다와 협상 주도
주미 中대사와 ‘비공개 채널’ 구축… 美언론 “관세완화로 가닥 잡혀”
‘만사쿠통.’ 이른바 모든 것이 ‘쿠슈너’를 통해야 한다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판이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근접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사진)이 협상 막판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4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쿠슈너 고문이 2주간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직접 개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의 남편인 쿠슈너 고문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지원하며 협상 초기부터 참여해 왔고 최근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쿠슈너 고문은 중동 평화협상,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협상, 국경장벽 건설, 이민 정책 등 대통령의 굵직굵직한 공약 이행을 관리하는 사실상 ‘공약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선거캠프에서도 중책을 맡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전·현직 관리를 인용해 “그는 웨스트윙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참모”라며 “대통령의 신뢰를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쿠슈너 고문이 없었다면 USMCA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슈너 고문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부터 ‘쿠슈너 줄대기’를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과도 인연이 꽤 깊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는 로이터에 쿠슈너 고문이 최근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와 만나 관련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쿠슈너는 추이 대사를 여러 번 만나 ‘비공개 채널’을 구축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2월 워싱턴에서 열린 ‘춘제 환영 행사’에서 이방카 고문이 딸과 함께 참석한 것도 추이 대사가 쿠슈너 고문을 접촉하면서 성사된 것이라고 당시 블룸버그가 전했다.
대통령의 의중을 알고 중국과 선이 닿는 쿠슈너 고문이 미중의 견해차를 좁히는 ‘산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슈너 고문의 최근 개입은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증거”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추이 대사가 잘 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일종의 ‘해석자(interpreter)’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중 무역협상단이 기존 관세 완화 범위에서 합의점에 다가서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표단이 1600억 달러(약 190조4640억 원)어치 중국산 소비재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시한인 15일까지 1단계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 최근 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을 만난 투자기업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회장도 3일 폭스비즈니스에서 “행정부를 대변할 위치는 아니지만 (미중 1단계 무역) 합의가 매우 매우 근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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