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총리, 병원 바닥 누운 아이 사진 외면…거센 비판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10일 09시 20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병상이 없어 병원 바닥에 누워있는 아이의 사진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총선이 이틀 남짓 남은 상황에서 표심을 의식한다면 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특히 이는 존슨 총리가 영국의 공공의료 서비스인 국민건강서비스(NHS)를 미국의 거대 의약 기업에 팔아넘기려 한다는 노동당의 주장과 맞물리면서 더욱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선덜랜드의 한 공장을 방문한 존슨 총리가 ITV와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ITV 조 파이크 기자는 NHS의 상황에 대해 존슨 총리와 인터뷰를 하면서 리즈시의 한 병원에서 잭 윌리먼트 바(4)가 병상을 기다리면서 병원 바닥에 누워있는 사진을 보여줬다. 그러나 존슨 총리가 이를 외면했는데 이 장면이 그대로 방송됐다.

당시 인터뷰에서 파이크 기자는 존슨 총리에게 사진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파이크 기자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보여줬으나 존슨 총리는 보지 않았다.

그 대신 존슨 총리는 “이해한다. 우리는 NHS에서 나쁜 경험을 한 모든 사람들에 대해 연민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 NHS와 브렉시트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이에 파이크 기자가 “총리, 나는 이 소년(윌리먼트 바)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이 사진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재차 묻자 “지금은 인터뷰를 하겠다”며 “우리는 이 나라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일이고 NHS에 대해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슨 총리는 파이크 기자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빼앗아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는 듯한 모습이 그대로 방송됐다.

이에 파이크 기자가 “총리는 사진을 보지 않은 채 내 휴대전화를 가져갔다”면서 “아이의 어머니는 NHS가 위기라고 한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존슨 총리는 그제서야 휴대전화를 돌려주면서 사진을 본 뒤 “매우 끔찍한 사진이다. NHS에서 끔찍한 경험을 한 모든 사람들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파이크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 장면을 게재하면서 “존슨 총리에게 바의 사진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폐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아이는 리즈시의 한 병원 바닥에 누워 있었다”며 “총리는 내 휴대전화를 뺏어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트윗은 불과 몇 시간 만에 100만회 이상의 조회를 기록했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비롯해 이 영상을 본 많은 이들은 존슨 총리가 NHS의 위기와 아프고 취약한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비판했다.

코빈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그(존슨)는 (국민들을) 신경 안 쓴다”고 비난했다. 또한 노동당의 안젤라 레이너 하원의원은 “완전히 수치스럽다”며 “이 사람이 앞으로 5년 동안 나라를 통치하길 원하느냐”고 일갈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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