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 대북정책을 자문해 온 미 워싱턴의 외교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카네기평화재단의 비핵화 전문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최대의 압박’ 기조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는 물론 핵실험까지 재개할 수 있어 북-미 관계가 근본적으로 다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 액턴 카네기평화재단 석좌 겸 핵정책국장은 9일 동아일보와 e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르면 올해 말 ICBM 도발을 감행할 공산은 매우 높다(very likely)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은 물론 더 낮지만, 핵실험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가장 수위가 높은 ‘벼랑 끝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액턴 국장은 이어 “북한의 정확한 전술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북한의 도발로) 북-미 관계가 전략적인 변화를 맞을 거란 예측은 비교적 쉽다”고 했다. 카네기평화재단은 최근 몇 달 전까지도 비건 대표에 대북 정책 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액턴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 같은 도발에 강경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타깝게도 우리(북-미)는 ‘최대의 압박’ 시기로 회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괌과 태평양에 미사일을 쏘겠다고 위협했던 것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적기도 했다. 2년 전 ‘화염과 분노’ 시기가 재연될 것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액턴 국장은 대화 국면이 한창이던 지난해 이미 이 같은 상황 전개를 예측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부풀려진 기대감에 의존하는 외교는 위험하다”며 “(한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치를 충족될 수 없는 수준으로 높여 놓은 것은 실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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