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로시마(?島)시가 1945년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에도 살아남은 건물 두 곳을 철거할 계획이다.
1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해당 건물들은 1913년에 지어진 것으로 원래 군복 공장과 대학 기숙사였다가 원폭 투하 후에는 임시 병원으로 사용됐다.
원폭 투하 당시 히로시마시에서는 약 8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3만5000명이 부상을 당했다. 또한 도시 대부분 지역이 초토화됐고, 그라운드 제로(핵무기 폭발지점)에서 5km 내에서 폭발에 버틴 건물은 85개뿐이었다. 이번에 철거될 예정인 건물을 포함해 당시 살아남은 건물들은 철근 콘크리트로 버틸 수 있었다고 BBC는 설명했다.
그러나 히로시마시 당국은 지난 2017년 해당 건물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사용되지 않았으며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붕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해 2022년까지 철거를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보강 공사를 거치면서 폭발 직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평화기념공원 내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원폭돔)처럼 해당 건물들을 보존해 핵무기의 위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원폭 당시 해당 건물에 있던 나카니시 이와오(89)는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후세대에 비극을 전한다는 역사적 의의를 고려할 때 철거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건물들은 핵무기 폐기를 촉진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우리는 (건물 철거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건물을 방문한 69세 남성도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핵무기의 공포를 말해주는 소중한 건물”이라며 “건물을 직접 본 뒤 (공포를) 강하게 느꼈다며 보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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