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17일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또다시 핵전쟁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핵전쟁은 용서할 수 없다. 핵전쟁에 승자는 없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한 것에 대해 고르바초프는 “시류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INF는 사거리 500~5500km의 지상발사형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한 조약이다. 1987년 고르바초프와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 대통령이 서명했다.
고르바초프는 미국이 INF 뿐 아니라 2002년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조약에서도 탈퇴했고, 2021년 시한이 만료되는 신(新)전략무기감축 협정(New START) 연장에도 부정적인 것을 거론하며 “(핵 관련) 3가지 축이 무너지는 사태는 큰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가 먼저 (핵 감축에 대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 세계 핵전력의 90%를 가지고 있는 핵 대국은 핵 폐기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핵을 보유함으로써 다른 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핵억지력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며 “세계를 지키지 못한다. 오히려 세계를 계속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르바초프는 앞서 11월 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영국 B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냉전이 끝난 지 30년이 다 돼가지만, 러시아와 서방 등 핵무기를 가진 열강 사이에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세계가 거대한 핵전쟁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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