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9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중국 정부 당국자들과 함께 북한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의 비핵화 관련 대화를 거부한 채 올 연말까지 적대시정책 철회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고 경고해온 상황.
북한은 특히 이달 들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로켓엔진 시험으로 추정되는 ‘중대 시험’을 2차례 실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올 연말 전후로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건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에서 한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은 (비핵화 협상의) ‘데드라인’(마감시한)을 갖고 있지 않다. 난 여기(한국)에 와 있고, 당신들(북한)은 우리에게 연락하는 방법을 안다”는 말로 북미 간 접촉을 재차 제안했지만, 북한 측은 그에 대한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에 즈음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기존 대북제재 결의 가운데 일부를 해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두 나라가 사실상 북한의 입장을 대변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올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때도 영변 핵시설 폐기·사찰의 대가로 전체 11건의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가운데 2016~17년 채택된 5건의 해제를 요구했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중국·러시아의 대북제재 해제 결의안 추진에 “시기상조”란 입장을 내놨다.
일본 NHK는 이날 비건 대표의 베이징 도착 사실을 전하면서 “중국 측과 향후 대응에 대해 협의하는 동시에 북한 측과도 접촉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비건 대표는 이날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만 한 채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시내로 향했다고 NHK가 전했다.
비건 대표는 20일까지 베이징에 머물 예정이다.
비건 대표는 이날 방중에 앞서 15~17일엔 한국, 17~19일엔 일본을 연이어 방문, 당국자들과 북한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