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안 상원 송부’ 민주는 미적, 공화는 재촉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1일 03시 00분


펠로시 “공정한 탄핵심판 보장을”
탄핵안 쥔채 내달초까지 겨울휴정… 공화당 ‘연내 재판착수’ 계획 무산
여론은 탄핵찬성 42%-반대 46%… 민주당, 보수결집 역풍 맞을 수도

탄핵 반대 민주당 의원, 당적 옮겨… 트럼프 “공화당의 큰 자산”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제프 밴 드루 하원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이던 드루 의원은 이날 공화당
 합류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드루 의원을 맞으며 “공화당을 위한 엄청난 자산”이라고 치켜세웠다. 워싱턴=AP 뉴시스
탄핵 반대 민주당 의원, 당적 옮겨… 트럼프 “공화당의 큰 자산”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제프 밴 드루 하원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이던 드루 의원은 이날 공화당 합류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드루 의원을 맞으며 “공화당을 위한 엄청난 자산”이라고 치켜세웠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기 무섭게 민주당과 공화당은 본격적인 ‘탄핵 2라운드’에 돌입했다. 공화당은 대통령 탄핵 딱지를 떼기 위해, 민주당은 상원에서 유리한 심리 절차를 얻기 위해 대립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양측이 치열한 수 싸움에 나선 것이다.

20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안 상원 제출을 미루자 의회가 완전히 마비됐다”고 보도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이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친(親)트럼프계인 상원 법사위원장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민주당의 헌법 탈취(extortion)”라고 지적했다.

펠로시 의장은 매코널 대표가 공정한 탄핵 심리 절차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불량한 상원 지도자”라고 응수했다. 그는 “우리 건국자들이 헌법을 작성할 때 불량 대통령과 불량 상원 지도자를 동시에 갖게 될 수도 있단 점을 생각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상원이 공정한 탄핵 심판 절차를 제시하기 전까지 탄핵안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원은 이날부터 겨울 휴정에 들어가 내년 1월 7일 업무를 재개한다. 이로써 연내에 상원 탄핵 재판을 시작하겠다는 공화당의 계산은 물거품이 됐다.

민주당이 공정한 상원 심리 절차를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가 증인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민주당이 백악관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증인 4명이 상원에서 증언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증언하면 상원 탄핵안이 부결되더라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한 한 방’을 먹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역풍도 우려해야 한다. 탄핵안 통과 후인 18, 19일 로이터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2%, 반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6%로 반대 여론이 높았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했을 때에도 오히려 탄핵을 주도한 공화당이 역풍을 맞아 선거에서 패배했다. 실제로 19일 미국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에서 통과됐지만 금융시장이 동요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CNBC는 “월가는 탄핵 관련 뉴스를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 19일 트윗 143개를 올리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19일 탄핵에 반대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제프 밴 드루 의원을 백악관 집무실로 불러들여 공화당 합류 행사도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미국#트럼프#탄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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