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숙자가 3년 연속 늘었다. 특히 살인적인 주택 비용으로 악명 높은 캘리포니아주(州)의 노숙자 급등세가 두드러졌다.
워싱턴 D.C.를 포함한 29개 주에서 노숙자는 줄었지만 캘리포니아에서 노숙자 2만1000명(16.4%) 급증하면서 미국 전체로 노숙자는 늘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주택도시개발부(HUD)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HUD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올 1월 조사 기준이며 올해 미국 전역의 노숙자는 56만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7% 늘었다. 미국의 노숙자는 2010~2016년 계속해서 줄다가 2017년부터 3년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미국의 노숙자 수는 2010년에 비해서는 거의 11% 적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의 경우 9년 전에 비해 22.5% 늘어 캘리포니아의 심각한 주택난을 반영했다.
벤 카슨 HUD 장관은 성명에서 캘리포니아의 노숙자 문제가 “위기 수준”이라며 “지방과 주(州) 지도자들도 위기 의식을 갖고 서둘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캘리포니아 지역사회와 연방정부 사이 노숙자 해법에 대한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연방정부는 노숙자들을 시설에 일제히 수용하겠다는 반면 주와 지방정부들은 일방적 시설수용에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노숙자 해법에 대한 시각차이는 20일 카슨 부장관의 발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폭스방송의 ‘폭스앤프렌즈’에 출연해 지역 정책상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잠을 잘 수 있도록 내버려 둔 것이 잘못이라며 “동정심(compassion)에 대한 개념이 잘못 이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연방정부는 캘리포니아에서 늘어난 노숙자를 고려해 기존 수용시설을 확장하고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노숙자들이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같은 대도시의 위신을 떨어 뜨린다며 노숙자들을 도시 외곽의 연방시설에 몰아 넣겠다고 밝히면서 지역사회의 반발을 샀다.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노숙자가 급증한 것은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도 한몫했다고 WP는 평가했다.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주택도 제공하지 않고 단순히 노숙자들을 단속하는 것은 진짜 해법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연방정부가 지역의 노숙자 문제를 돕겠다고 했지만 캘리포니아 지방과 주 지도자들은 그 의지를 의심스러워한다고 WP는 전했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달 초 “캘리포니아의 노숙자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을 일을 하고 있지만, 연방정부가 먼저 진짜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의 노숙자 문제는 살인적 주택비용 때문만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노숙자들이 길거리에서 빠져 나와 집으로 돌아가려면 정신건강, 마약중독 문제와 법적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방정부가 개입하기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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