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전화 선거운동, 수감중 죄수 동원해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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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측 “대행업체가 한 일”
트럼프는 인터넷 사이트 열어 정치논쟁서 이기는 법 소개

내년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7·사진)이 전화 선거운동 인력으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죄수들을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는 ‘연말연시 친지들과의 정치적 논쟁에서 승리하는 법’을 소개한 사이트를 개설해 기세를 올렸다.

미국의 탐사보도매체 인터셉트는 25일 “블룸버그가 계약 대행업체를 통해 콜센터 운영사인 프로콤과 홍보 업무 계약을 맺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오클라호마주에 있는 프로콤 콜센터는 여성 범죄자 교정센터에 수용된 900여 명 등 주립교도소 수감자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셉트는 “555억 달러(약 64조6000억 원)로 세계 9위의 개인 자산을 보유한 대부호 블룸버그가 자신의 선거운동에 값싼 교도소 수감 인력을 끌어들인 것”이라며 “투옥 중인 재소자가 노동을 통해 한 달 동안 벌 수 있는 돈은 20∼27달러(약 2만3000∼3만1000원)”라고 지적했다. 줄리 우드 블룸버그 캠프 대변인은 “인터셉트의 취재 중 질의를 받기 전에는 교도소 수감자를 고용한 사실을 몰랐다. 미리 알았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당 계약을 주도한 대행업체와의 협업 관계를 23일 종료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24일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가족들과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는 자리에서 정치, 경제, 안보 관련 이슈의 언쟁을 피하려 하지 말고 대화를 주도해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케일리 매케너니 트럼프 재선 캠프 언론담당비서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사이트 명칭에 대해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이 연말연시 모임에서 ‘눈송이(snowflake)처럼 하찮은 민주당 지지자 친구나 친지들’과 논쟁이 붙었을 때 승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이트”라고 설명했다.

이 사이트에는 최근 하원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관련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면서 대가를 제시한 사실이 없다”고 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주장이 실렸다. CBS는 “사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미국인에 대한 의료 서비스가 확대됐다’고 주장하지만 의료보험을 잃은 미국인 수는 지난해 190만 명을 넘겼다”며 “내용 대부분이 실제 데이터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미국#2020 대선#블룸버그#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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