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탄절 강론 “이민자 쫓아내는 건 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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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26일 0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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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있는 삶을 바랄 수 있는 장소에서 이민자들을 쫓아내는 건 불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전 세계에) 강론을 통해 전 세계에 평화가 오길 기원한다며 이 같은 발언을 남겼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정오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성탄절의 빛’이 Δ종교박해 Δ사회적 불평등 Δ무력충돌 Δ이민자에 대한 공포로 이어지는 ‘인간 마음속의 어둠’을 물리치길 바란다고 밝혔다.

취임 후 7번째 성탄절을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이민자들을 옹호했다.

교황은 “사막과 바다가 그들(이민자)의 공동묘지가 되는 것은 불의”라면서 “말도 못할 형태로 이뤄지는 학대와 모든 종류의 노예화,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비인간적인 고문을 견디도록 (이민자들에게) 강요하는 것도 불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이민자)이 품위있는 삶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장소에서 내쫓는 것은 불의”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우리의 손은 약하지만 입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옷을 입힐 수 있으며, 굶주린 사람들에게 빵을 주고, 아픈 사람들을 낫게 할 수 있다”면서 “우정을 통해 모두가 나이든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 이주해 온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즐거운 성탄절에 (신이) 모든 사람들에게 다정한 마음을 주고 이 세상의 어둠을 밝혀주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그동안 난민을 비롯한 이민자들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반(反)이민 성향의 정치인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주에는 학대 논란이 벌어졌던 리비아의 불법 난민수용소의 폐쇄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교황은 시리아·레바논·예멘·이라크·베네수엘라·우크라이나 등 세계 여러 분쟁 지역들을 거론하며 갈등이 종식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부르키나파소·말리·니제르·나이지리아 등지에서 벌어진 무장단체들의 기독교인 박해 사건을 언급하면서 신에게 “신앙을 위해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해 달라”고 기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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