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부터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겨울 휴가를 보내는 것을 놓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내놓은 논평이다. 상원의 탄핵심판을 앞둔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2주간 휴가를 쓸 계획이다.
그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가족 및 가까운 백악관 참모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앞서 21일에는 세라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과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앵커 로라 잉그러햄 등 방송 진행자들까지 불러 송년파티를 했다.
CNN방송과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악관 참모들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휴가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야자수가 늘어선 자유롭고 여유 있는 휴양지 리조트의 분위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변덕스러운 기질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
평소에도 주말이면 자주 마러라고를 찾는 트럼프 대통령은 직원과 관리인들의 이름을 다 알 정도로 이 별장을 편하게 느끼고 있으며, 백악관의 엄격한 보안과 딱딱한 업무 분위기에서 벗어나 플로리다의 햇살 아래 골프를 즐긴다. ‘마러라고: 대통령의 궁전에서 들여다보는 권력의 문’이라는 책을 쓴 저자 로런스 리머는 CNN에 “마러라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강해지는 힘을 얻는 곳”이라며 “하고 싶은 것과 생각하는 것이 옳든 아니든 사람들이 그에게 대단하다고 말하고 아무도 그에게 맞서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의 외부 이용객들과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부인을 차단하기가 쉽지 않아 중국인이 무단으로 침입했다가 체포되는 등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을 깎아내리는가 하면 지인들에게 댄 코츠 전 국가정보국장의 해임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해 논란을 일으킨 곳도 마러라고였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 내에서는 탄핵 대응을 놓고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과 팻 시펄로니 백악관 법률고문 간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멀베이니 실장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반면 시펄로니 고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법률 전문가인 시펄로니 고문이 정치적 문제인 탄핵 사안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민주당을 비난하는 ‘폭풍 트윗’을 재개했다. 휴가 기간에도 탄핵심판에 신경 쓰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24일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던 법률 전문가 앨런 더쇼위츠 하버드대 명예교수를 마러라고로 부르기도 했다. 더쇼위츠 교수는 탄핵심판 대응팀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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