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마일 가니(62) 신임 쿠드스군(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의 첫 임무는 미군에 대한 ‘냉혹한 복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4일(현지시간) AP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3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의 후임으로 부사령관이던 이스마일 가니 준장을 사령관에 임명했다.
가니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많진 않으나 그가 현재 서구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이란 내에서 상당 기간 권력을 유지했음을 알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가니는 1980년 이라크의 이란 침공을 시작으로 8년간 이어진 전쟁 후 창설된 쿠드스군에 합류해 솔레이마니와 오랜 기간을 함께 지낸 사이다.
그는 이란 국영 IRNA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솔레이마니와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전쟁의 자식들”이라며 “전장의 동지였고 전투를 통해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쿠드스군은 최근 수십 년 동안 군사·정치적 입지를 강화해왔다.
특히 솔레이마니과 가니는 미국과 그 동맹들의 첨단 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라크 민병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친(親)이란 사아파 무장세력을 훈련 시키고 지원하며 세력을 확장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가니를 솔레이마니의 후임으로 선정하며 “이란의 가장 뛰어난 장교 중 한 명”이라며 “덕분에 쿠드스군은 전임자 체제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레이마니 체제에서 가니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이란 동쪽 국가에 대한 전략을 짜는 데 집중해왔다. 미국, 유럽 등 서구 국가에 대응한 솔레이마니에 비해 가니에 대한 언론 집중도는 낮은 편이었다.
2012년 미국 재무부는 가니를 ‘쿠드스군 재정 지출 담당자’로 지목하며 제재에 나선 바 있다.
같은 해 그는 “시리아에 이슬람 공화국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더 큰 규모의 학살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말해 미 국무부의 공식적인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해당 발언은 시리아 정부가 홈스 주(州) 훌라에서 어린이 49명을 포함한 주민 100여 명을 무참히 학살해 국제적인 분노를 산 직후 나왔다.
빅토리아 눌런드 당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 쿠드스군의 준장은 공개적으로 시리아 군대를 훈련시키고 지원한 데에 자랑스럽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이 결과가 어떠한지 보라”며 가니를 언급해 비난의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가니는 2015년 1월 이란이 팔레스타인 병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말을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가니는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군사력에 대응하기에 너무 작다”며 “우리의 힘은 팔레스타인과 가자에서 억압받는 이들이 들고 있는 미사일과 무기의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고 했다.
AP통신은 쿠드스군을 확고하게 장악한 가니가 본격적으로 작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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