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공격목표 제시하며 전운… 이라크내 미군기지에 로켓포 공격
美, 중동에 병력 3500명 추가 급파… 정부기관 웹, 이란 소행 추정 해킹
미국이 3일(현지 시간)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이후 미-이란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두 나라는 서로 상대방을 공격할 목표물의 숫자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공격 의지를 불태웠다.
4일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의 남부 케르만주 지역을 담당하는 굴람 알리 아부함자 사령관은 “이란군은 중동지역 35개의 미국 관련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상당량이 수송되는 해로다. 호르무즈 해협이 우리의 타격권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군사고문인 호세인 데그한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대응은 미군과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며 “전쟁을 시작한 것은 미국이며, 미국인들이 (이란에) 입힌 타격과 같은 공격을 받아야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 등은 4일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알발라드 공군기지와 미 대사관이 있는 그린존을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의 친(親)이란 성향 시아파 민병대 카타입헤즈볼라(KH)는 이라크 군인들을 향해 ‘이라크 내 모든 미군부대에서 1km 이상 떨어지라’고 경고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시신은 5일 오전 남서부 아바즈 공항을 통해 이란에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란은 오랜 기간 골칫거리였다.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개 시설을 이미 공격 목표로 조준해 왔다”며 이란이 보복하면 즉각 맞대응하겠다고 맞섰다. 미국은 82공수부대 내 신속대응병력 3500명을 중동에 추가 파병해 앞서 쿠웨이트로 출발한 병력 700명과 합류시켰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란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며 2주간의 국가 테러 경보 체제를 발령했다. 이날 미 연방출간물도서관프로그램(FDLP) 웹사이트가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을 받았다.
외교부는 5일 조세영 제1차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연 뒤 이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대책반을 편성하고 24시간 긴급 상황대응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6일에는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 합동 대책회의를 갖고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선 미국 측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 건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공동 방위에 대한 기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파병 외 다른 방식의 기여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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