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제거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중동 지역 내 미국 동맹국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중둥 지역 동맹국들은 ‘혹독한 보복’을 예고한 이란의 다음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란과 인접한 일부 국가들은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취하고 있다.
NYT는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사살한 이후 중동 지역 미국 동맹국들의 가장 큰 반응은 침묵이었다”며 “동맹국들은 이란이 미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동맹국을 공격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군이 돼 줄 지를 궁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 전역에 걸쳐 미국과 이란 각각의 우호국들이 퍼즐처럼 얽혀 있는 점도 이란의 보복 범위를 예상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는 오히려 이란이 여러 곳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NYT는 분석했다.
타우피크 라힘 뉴아메리카재단 선임연구원은 “중동 지역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어떤 것이든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다음에 닥칠 일을 준비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페르시아만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접해 있어 이란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실제 사우디는 지난해 미사일로 석유 가공 시설을 공격을 받아 석유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이 때 미국은 이란의 공격을 비난했지만 군사적 대응은 하지 않았다.
NYT는 “많은 걸프 지역 지도자들이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살을) 동의하지만 이란의 분노를 이끌어 낼 것을 두려워 해 공개적으로 칭찬하지는 않고 있다”며 “이들은 이란을 적대시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지역 상황이 매우 민감하고 분열돼 있어 더 이상 악화시키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연구소의 바버라 리프 전 UAE 주재 미 대사는 “걸프 국가들은 군사행동이나 사이버공격, 사보타주 등 이란 보복의 타깃이 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어디까지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을 키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NYT는 이란보다 미국에 더 우호적인 쿠르드족과 수니파조차 공개적인 언급을 꺼리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레바논 정부 역시 친이란 세력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방송 연설을 통해 미국의 공습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솔레이마니를 직접적으로 거명하지 않는 등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NYT는 또한 “이라크와의 대테러 파트너십을 희생시켰을 지도 모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라크 의회는 미군을 이라크 땅에서 추방하는 미군 철수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구속력은 없지만 정부 정책에 큰 영향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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