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8일(현지시간)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미군 주둔 기지 2곳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미 행정부는 거셈 솔레이마이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성공 이후 서로 엇갈리는 성명과 메시지를 내놓으며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오히려 미군을 추가 파병하고 있다. 국방부는 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시킨다는 서한을 발송했다가 착오였다고 번복했다. 국무부는 긴장 완화를 역설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운을 고조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문화 유적지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하자 취소했다.
솔레이마니의 생명을 앗아간 공습에 대한 미 행정부의 설명도 바뀌었다. 처음에는 솔레이마니의 임박한 위협 제거를 위해 공습이 불가피했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과거 미국인들에 대한 솔레이마니의 공격 때문이라고 말을 바꿨다.
국토안보부 대변인 출신으로 지금은 초당적정책센터에 있는 데이비드 라판은 8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체계가 잡혀 있지 않다. 심각한 문제를 다룰 때는 의사소통이 분명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적인데다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예측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미치광이 전략’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놀래키기를 좋아 하지만, 동맹국들에게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꺼리게 만드는 역효과를 부르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역사에 대한 ‘백악관의 전사들’이라는 책을 쓴 존 갠스는 “정책의 효율성이 제약받고 미국과 대통령 자신이 더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차관보를 지낸 미셸 플러노이는 “현재 미 외교정책의 혼란은 국가안보의 기능적 절차를 무시하는 충동적이고 일관성이 없는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말했다. 보다 광범위한 국가안보의 목표에 대한 공감 없이 전략이 수립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정책이 중동 지역으로부터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했다가 오히려 미군을 증파하는 등 오락가락한다는데 있다. 그는 미군이 중동 지역에 개입하게 된 것을 비난했지만 지금은 이란과의 새로운 전쟁을 위협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의 가장 가까운 중동 내 동맹국들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7명의 이스라엘 총리 자문역을 지냈던 샬롬 리프너는 “누구나 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군이 정말로 중동에서 철수할 것인지, 아니면 계속 머물 것인지 우려 속에 트럼프의 의중 파악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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