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홍콩 구의원 선거에 이어 11일 치러진 대만 대선에서도 ‘반중(反中) 2030 영맨’들의 표심이 승부를 갈랐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반중 성향 집권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817만231표(57.1%)를 얻어 552만2119표(38.6%)에 그친 친중 성향의 야당 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을 눌렀다. 1996년 대만 대선에 직선제가 도입된 뒤 가장 높은 득표수다. 이날 함께 진행된 입법위원(국회의언) 선거(총 113석)에서도 민진당은 과반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을 뒤엎고 과반(61석)에 성공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해 6월 시작된 홍콩의 반중 시위 전만 해도 여론조사 지지율이 30%대 그치며 한 시장에게 크게 뒤졌다. 6개월 만에 압도적인 역전승을 거둔 원인은 홍콩 시위 주축 ‘앵그리 영맨’에 공감하고 중국에 반감을 가진 대만 2030들이 일제히 투표장으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대만 전문가와 언론들이 분석했다. 이에 힘입어 2016년 대선에서 최저점인 66.2%까지 떨어졌던 투표율이 이번 대선에서 74.9%로 크게 상승했다. 젊은층의 대거 투표 참여로 역대 최대 투표율인 71.2%를 기록해 반중 성향의 범민주파가 홍콩 반환 이후 첫 과반을 차지하며 친중 건제(建制)파에 압승한 홍콩 구의원 선거를 닮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차이 총통은 재선 확정 직후인 11일 밤 본보 등이 주요 외신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에서 대만인은 (중국이 대만 통일 방식으로 제기한)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를 거부했다”며 “민의의 선택을 받은 정부가 (중국의) 위협과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베이징 당국이 깨닫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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