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지난 8일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 2곳을 미사일로 공격한 직후 미국을 상대로 추가 보복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비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란군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기는 했지만, 추가 공격 의사가 없다는 점을 미국 측에 전달하면서 사태가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맞대응을 준비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불과 5분 만에 이 메시지를 전달받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대응 없이 다음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이 물러서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군사대응이 아닌 경제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은 관련 메시지를 전달받은 직후 미국 주재 스위스 대사관에 보냈고, 이는 5분도 안 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졌다고 NYT는 전했다.
테헤란에 있는 주이란 스위스 대사관은 미국이 이란과 국교를 단절한 이후 40년 가까이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해오고 있다.
미사일 공격 직후 이란 지도부는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에 더 이상의 보복은 없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스위스 대사관은 이 내용을 암호화된 팩스를 통해 즉시 워싱턴 주재 스위스 대사관으로 보냈다.
불과 2분 뒤에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 특별대표에게 내용이 전달됐고, 이는 즉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전달됐다.
이란이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에 메시지를 보낸 지 불과 5분 만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용이 전달된 것이다.
미국은 또 이란의 보복을 사전 감지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란은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준비했고, 미국 국가정보국(NSA)은 위성과 통신감청 등을 통해 미사일 공격 징후를 미리 파악했다.
실제로 미사일 공격이 시작됐고, 이라크 알 아사드 기지에 주둔 중인 미군 2000여 명은 이미 대피소에 피신한 뒤였다. 미군 인명피해가 없었던 이유다.
반격을 준비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1991년 걸프전 참전 경험이 있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일단 침착을 유지하자.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 일단 좀 더 숙고할 시간을 갖자”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숙소로 돌아올 즈음 미군 사상자가 없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자신의 트위터에 이 소식을 전하면서 “모든 것이 괜찮다(All is well)!”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정면 충돌 위험이 사라진 순간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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