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로 2단계 협상”…中 “평등·상호존중” 강조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16일 05시 03분


코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劉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정식으로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측 협상단 대표인 류 부총리는 이날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대한 서명식을 개최했다. ‘미중 경제 및 무역 합의 1단계’라는 제목의 86쪽짜리 합의안 역시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인사를 전하면서 “우리는 오늘 공정하고 상호호혜적인 무역의 미래를 위해 이전에 중국과 해본 적 없는 중대한 발걸음을 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미국 노동자, 농부, 가정들에 경제적 정의와 안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다. 나의 매우 좋은 친구인 시 주석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서명은 단순한 합의 이상이다. 우리는 국제 무역의 상전 벽해(sea change)를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무역 협상을 조만간 개시하겠다면서 “이번 합의는 1단계다. 아마도 우리가 2단계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3단계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2단계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남아 있는 대중 관세가 유지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2단계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이들 관세를 철회하기로 약속했다. 즉 우리는 관세를 갖고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명에 앞서 류 부총리를 옆에 세워 둔 채 수십여 분에 걸쳐 미국 측 협상 대표단을 비롯해 미 행정부 주요 인사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이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류 부총리는 시 주석의 친서를 전했다. 시 주석은 1단계 합의는 중국과 미국 모두에 바람직하다면서 미중이 성실하게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관련 문제들을 함께 다뤄 나가자며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도 중국 기업들을 공정하게 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류 부총리는 양국이 국제사회의 주요 행위자로서 이견을 인식하고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면서, 합의 이행을 위해 평등과 상호존중 원칙에 따라 미국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합의문에는 중국이 2020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2년에 걸쳐 미국의 제조, 에너지, 농업 분야 상품과 서비스 구매를 최소 2000억 달러 이상 늘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모조 상품 판매 근절도 노력하기로 했다.

중국은 또 합의안 발효 30일 안에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행동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계획에는 중국이 의무 이행을 위해 취할 조치와 이행 일자를 포함시키도록 했다.

합의안은 또 기업들이 기술 이전에 대한 강제나 압력 없이 운영돼야 하며, 기술 이전은 자발적이고 상호적인 합의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합의안은 양측이 서로의 서비스에 대해 공정하고 효과적이며 비차별적인 시장 접근권을 제공하기 위해 건설적으로 일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미·중은 지난달 13일 1단계 무역 협상 타결을 발표했다. 한 달여 만인 이날 합의안 서명이 완료되면서 재작년 7월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로 양국 간 무역 분쟁이 본격화된지 18개월 만에 일단 갈등을 봉합하게 됐다.

미국은 앞서 추가 대중 관세 조치를 취소하고, 12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적용하던 15% 관세를 7.5%로 인하했다. 2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25% 관세는 유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을 하루 앞둔 이달 14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대중 관세를 향후 2단계 협상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2단계 협상을 바로 시작하더라도 합의는 올해 11월 미 대선 이후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5일 서명식에 앞서 CNBC와의 인터뷰에서 2단계 무역 협상에서 대중 관세를 추가로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이 1단계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 관세를 재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런던=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