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3·사진)이 22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교회에서 자신의 이동을 막는 이스라엘 경호원과 충돌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3일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해방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찾았다. 그는 이날 예루살렘 구시가지를 지나던 중 프랑스령 성(聖) 안나 교회를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스라엘 경호원이 자신을 뒤따르고 프랑스 경호원이 이를 제지하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영어로 “당신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라”고 수차례 외쳤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영토인 서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지인 동예루살렘으로 나눠져 있다. 구시가지 비아돌로사 인근의 일부 땅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훨씬 전인 1850년대부터 프랑스령이었다. 국제법상 이스라엘 경호원은 프랑스 부지에 세워진 교회에 발을 들일 수 없다. 프랑스 측은 “이 교회는 프랑스에 속한다. 보호하는 것도 프랑스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리 정해진 약속에 따라 경호팀이 교회에 동행했을 뿐인데 마크롱 대통령이 자국령에 대한 정치적 과시를 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9월 숨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1995~2007년 집권)도 1996년 예루살렘 방문 당시 자유로운 이동을 막는 이스라엘 경호원에게 “왜 도발하나. 내가 프랑스에 돌아가길 원하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모습이 ‘시라크의 재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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