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와의 전쟁 최대 적은 ‘무증상 감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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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30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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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 우한까지 봉쇄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감염자 수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늘고 있다. 확진 환자 수는 지난달 31일 발병이 확인된 지 한 달 만에 8000명에 육박했다.

여기에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까지 등장하면서 바이러스가 대거 확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 10세 무증상 소년, 6명에 바이러스 전파 :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29일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없는 감염자를 ‘걸어다니는 폐렴’(Walking Pneumonia)으로 지칭하고, “무증상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 예로 아무 증상 없이 4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10세 중국 소년의 사례를 들었다.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시에 사는 이 소년은 지난달 29일 친척을 보기 위해 후베이성 우한시를 찾았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 소년은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조부모와 부모 4명 모두 발열과 기침, 설사 등의 증상을 호소하다 병원에 옮겨져 우한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바이러스는 우한에 가지 않은 친척 2명에게도 전염됐다.

◇ 어린이는 주로 무증상…독일서도 무증상 전파 : 이 사례에서 보듯 우한폐렴은 어린이와 영아의 증상은 비교적 가벼운 반면, 노인들의 경우 심한 증상을 보인다고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은 설명했다. 실제 이날까지 확인된 우한폐렴 사망자 162명 중 100여명의 연령대는 모두 60세 이상이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증상 없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어린이 감염자가 속속 발견되고 있어 중국 당국의 전염병 퇴치 노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감염자를 식별해 격리하는 것인데, 증상이 없으면 직접 병원을 찾지 않는 한 감염 사실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 만이 아니다. 독일에서도 3명이 중국 상하이에서 출장 온 무증상 감염자에 의해 감염됐다고 독일 주간 슈피겔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이 중국 국적 여성은 출장 당시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귀국길 항공기에서 증상이 나타나 중국에서 우한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

◇ 우한폐렴 조용히 확산…확진자 벌써 8천명 : 미 밴더빌트 의대의 마크 데니슨 소아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신종 코로나는 조용히 확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바이러스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인가 독감인가. 데이터는 그 중간쯤에 있음을 보여준다. 우한폐렴은 사스와 비교해 증상이 가볍지만, 전염성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창궐 당시 연구팀에 참여했던 존 니콜스 홍콩대 임상병리학과 교수는 “‘걸어다니는 폐렴’이 가장 우려된다”면서 “특히 면역 반응이 많지 않은 어린아이들이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는 데 관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본토 내 우한폐렴 확진 환자 수는 매시간 불어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 31개 성·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모두 7711명이며, 이 가운데 17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하루 만에 1737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중국 본토 밖에선 이날 현재까지 Δ일본 11명 Δ홍콩 10명 Δ마카오 7명 Δ대만 8명 Δ한국 4명 등 모두 121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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