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마치고 11일 만에 개장한 중국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충격에 8% 가까이 폭락하며 ‘검은 월요일’을 연출했다. 상장 종목 10개 중 8개의 주가가 개장과 동시에 10%까지 하락해 거래 정지되는 등 혼돈이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 사망자와 감염자 증가로 소비와 생산 차질이 가시화하면서 중국 경제의 침체가 깊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3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춘제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3일 종가보다 7.72% 하락한 2746.61로 거래를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는 8.45% 떨어졌다. 상하이지수와 선전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폭락세를 보이며 상장 종목 약 3000개가 가격 하락 제한폭인 10%까지 떨어져 거래가 정지됐다. 양대 증시에 상장된 종목은 약 3700개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개장에 앞서 과도한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1조2000억 위안(약 205조 원)의 유동성 투입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증권감독당국은 증권사와 펀드 운용사 등에 보유주식을 매각하지 말라는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투자자들의 투매 행렬을 잠재우진 못했다.
이날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가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한국 코스피도 개장과 함께 1.5% 가량 떨어지며 2,100선이 붕괴됐지만 하락폭을 줄여 약보합(―0.01%)으로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2원 오른(원화가치 하락) 달러당 11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자 신흥국 통화로 분류되는 원화 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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