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무역적자가 2013년 이후 6년 만에 전년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등 세계 각국에 관세 폭탄을 투하하면서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이것이 수입 감소로 이어져 무역적자를 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상무부는 지난해 무역적자가 전년보다 1.7% 줄어든 6168억 달러라고 밝혔다. 수출과 수입이 각각 한 해 전보다 1.3%, 1.7% 감소했다. 수입 감소 폭이 수출 감소 폭보다 컸던 것이 적자를 줄이는 데 기여한 셈이다. 무역수지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를 더한 수치로 미국은 상품수지에서는 대규모 적자, 서비스수지에서는 흑자를 기록해 왔다.
그간 미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이었던 상품수지 적자는 2.4% 감소한 8886억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대(對)중국 상품수지 적자는 17.6% 줄어든 3456억 달러로 2014년 이후 5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대유럽연합(EU) 및 멕시코 상품수지 적자는 각각 1779억 달러, 1018억 달러로 모두 사상 최대를 보였다.
무역전쟁의 여파로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교역 규모 역시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최대 상품교역국이었던 중국은 멕시코, 캐나다에 밀려 3위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의 대미 교역은 31.8% 증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상품에 대한 미국 관세 장벽이 높아지자 베트남을 통한 우회 수출이 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국과 독일은 미국과의 교역이 각각 2.8%, 2.3% 증가했다.
무역적자 감소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로이터통신 등은 14일부터 중국 재무부가 지난해 9월 1일부터 1717개의 미국산 제품에 적용한 약 750억 달러(약 89조 원) 규모의 관세를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기존 10% 관세는 5%로, 5%는 2.5%로 각각 인하된다. 대중 무역적자 추가 개선 여지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소비자 지출이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소비 및 투자의 장기 부진을 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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