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고 옷 만들어 입고…시베리아 ‘신종코로나’ 격리 생활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7일 14시 55분


2~3인이 한 방에서 2주 동안 생활
동영상 촬영해 "걱정 마세요" 메시지

지난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러시아인 150여명이 군용 수송기를 타고 자국으로 돌아왔다. 러시아 정부는 이들을 동토 시베리아 숲 속의 한 요양원에 2주간 격리수용하고 있다.

외부와 물리적으로 격리된 이들은 소통을 위해 ‘온라인’으로 향했다.

타스통신, 스푸트니크 통신 등은 6일(현지시간) 시베리아 튜멘 요양원에 격리된 이들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통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가디언은 “시베리아에서 이상한 리얼리티쇼가 시작됐다”며 같은 내용을 전했다.

이들은 격리 시설에서 나오는 식사와 운동 등 일상 사진을 공유하며 자신의 상태를 전했다. 누리꾼들과 ‘일문일답’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가장 많은 눈길을 끄는 이는 당국에서 나눠준 담요로 옷을 만들어 입은 여성이다. 그는 자신의 SNS에 “격리시설에서 격리인을 위한 파자마를 만들었다”며 줄무늬 의상을 선보였다.

모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운동스타그램(운동과 인스타그램의 합성어)’를 시작했다며 플랭크를 하거나 윗몸 일으키기를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게시했다. 그는 “운동 덕분에 건강하다”며 유쾌한 글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검역은 끝난 상태라며 “우리가 지켜야할 생활 규직은 옆 방의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 뿐이다”며 “우리는 자신의 방을 떠나지 않고 있다. 관계자들이 음식을 가져다주고, 의료진이 와서 건강상태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한 블로거는 격리 시설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자신의 생활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우한에서 군용 수송기를 타고 러시아로 이동한 이야기와 함께 현재 2~3인이 한 방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함께 이동한 사람 가운데 미열을 보이는 사람이 있어 의료진이 빠르게 확인 절차에 돌입했으나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도 전했다.

그는 “우리가 몰려와 요양원이 위치한 튜멘의 주민들이 얼마나 불안했을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저희는 전세기에서 내려 마스크를 쓴 채 버스를 타고 바로 요양원으로 이동했다. 외부 접촉은 전혀 없었다. 이제 각자의 방에서 2주 동안 앉아있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혐오와 공포는 불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주 동안 알찬 집순이가 되어보겠다는 다짐도 올라왔다. 한 여성은 넷플릭스(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청하는 사진을 게시하며 “앞으로 2주 동안 이 다큐멘터리를 보겠다”고 글을 쓰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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