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계 거물인 로이드 블랭크파인 전 골드만삭스 회장(66·사진)이 11일 전일 야당 민주당의 뉴햄프셔 예비경선(프라이머리)에서 1위를 차지한 ‘강경 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을 ‘좌파 도널드 트럼프’로 비유했다. 부유세 도입, 증세, 무상 의료 및 교육 등을 주창하며 월가와 대척점에 선 샌더스 의원이 미국 경제를 망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블랭크파인 전 회장은 12일 트위터에 “샌더스가 대통령이 되면 트럼프만큼 미국을 분열시키고 경제를 망치고 우리 군대를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내가 러시아인이라면 샌더스와 같이 갈 것”이라고도 했다. 러시아가 2016년 대선에서 당시 트럼프 후보를 물밑 지원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들먹이며 샌더스 의원을 몰아붙인 셈이다. 민주당원인 블랭크파인 전 회장은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즉각 수천 개의 비난 댓글로 응수했다. 파이즈 샤키르 샌더스 캠프 선대본부장은 트위터에 “공포에 빠진 월가 엘리트들의 모습”이라며 일축했다. 샌더스 캠프는 지난해 7월에도 블랭크파인을 비롯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밥 아이거 디즈니 CEO 등을 ‘반(反)지지자’로 규정했다. 양측은 당시에도 트위터로 설전을 주고받았다.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은 “억만장자가 존재하지 않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블랭크파인 전 회장의 우려가 단순히 개인적 반감을 넘어 트럼프 재집권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도 분석한다.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면 중도표 포섭이 어려워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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