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고 유럽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
현지 알아흐람 신문 등에 따르면 이집트 보건부는 14일 자국 내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집트 보건부는 코로나19 확진자의 국적, 나이, 성별, 감염 경로 등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은 15일 교민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코로나19 확진자가 30대 나이의 중국인으로 이집트 수도 카이로 내 대형 쇼핑몰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세계 의료계는 아프리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의료체계가 열악한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전염이 폭발적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존 엔켄가송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장은 “코로나19가 아프리카의 취약한 나라들을 강타하면 그 결과는 너무도 파괴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이날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과학발전협회(AAAS) 콘퍼런스에서 “아프리카에 코로나19가 퍼질 경우 중국보다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코로나19 백신 연구를 위해 1억 달러(약 1185억원)를 기부한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서둘러 자국 의료진에게 코로나19 진단법을 훈련시키는 중”이라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프랑스 보건부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출신의 80세 중국 남성 관광객이 14일 코로나19 감염으로 치료를 받던 프랑스 파리의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중국 본토 외에 홍콩과 필리핀, 일본 등 세 곳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연 900만 명 이상 관광객이 찾는 미국 하와이도 코로나19로 비상이 걸렸다. 15일 일본에서 최근 코로나19 양성 확진을 받은 60대 일본인 부부가 1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열흘간 하와이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된 탓이다. 60대인 이들 부부 중 남편은 14일, 부인은 15일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우려가 커지자 하와이 보건당국은 14일 이 부부가 1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마우이섬에, 3일부터 7일까지 오아후섬 호놀룰루에 머물렀다고 동선을 공개했다. 전염병학 전문가인 새라 박 박사는 NYT 인터뷰에서 “이 남성 확진자가 하와이 방문 전 혹은 1월 말 하와이 방문 길에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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