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돌풍의 핵’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8·사진)이 19일 최초로 TV 토론에 나선다. 당초 중도층 표심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였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일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와 11일 뉴햄프셔 예비경선(프라이머리)에서 부진을 거듭하면서 블룸버그 후보가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어 이날 토론이 대세론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블룸버그 후보는 이날 동부 시간 오후 9시(한국 시간 20일 오전 11시) 서부 네바다에서 열리는 TV 토론회에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등과 함께 등장한다. 다른 후보보다 늦은 지난해 11월 출마를 선언해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을 건너뛰었음에도 그의 지지율이 치솟아 경쟁자들의 집중 견제가 예상된다. 샌더스 후보는 “블룸버그의 출마는 민주주의가 아닌 과두정치(oligarchy)”라고 비난했다. 워런 후보도 트위터로 “극도로 자기중심적인 억만장자를 어떻게 상대하는지를 보여주겠다”며 벼르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1월 기준 618억 달러(약 74조 원)의 재산을 보유한 세계 12위 부자다.
이날 NPR·PBS·마리스트가 공개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샌더스 후보(31%)에 이어 19%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다. KGTV·서베이USA가 선거인단 538명 중 가장 많은 55명을 보유한 캘리포니아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샌더스(25%)에 이어 21%를 얻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샌더스 후보 등은 블룸버그 후보가 뉴욕시장 재임 당시 펼친 불심검문 정책, 금권정치 논란, 성희롱 발언 및 여성차별 의혹 등을 거세게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블룸버그 캠프는 모의 토론까지 벌이며 이를 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이날 금융규제 강화 공약 및 블룸버그뉴스 매각 의사를 밝히며 사전 방어막을 쳤다. 블룸버그의 선임 참모 팀 오브라이언은 “그가 대통령이 되면 회사를 매각해 블룸버그 자선재단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후보는 1981년 설립해 39년간 비상장 유한회사로 운영해 온 블룸버그뉴스의 지분 88%를 보유하고 있다. 또 금융사의 고위험 투자를 제한하고 금융거래세를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억만장자의 돈 잔치’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한때 블룸버그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날 러닝메이트설을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블룸버그 후보를 부쩍 의식하며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키 작은 마이클이 한 것은 불법적인 선거 후원밖에 없다. 모든 곳에 돈을 뿌려대며 민주당 공천을 매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의 네바다 코커스 하루 전인 21일 역시 네바다에서 ‘맞불’ 유세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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