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코로나19 확산에…“EU ‘솅겐 조약’ 효력 중단해야” 목소리도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25일 10시 18분


伊총리 "전염병 격리병원으로 만들 셈인가" 불만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자 이웃 국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유럽 매체들은 24일(현지시간) 일제히 이탈리아 국경 문제와 관련한 소식을 전하고 나섰다. 프랑스, 독일 등은 국경 폐쇄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도 “이탈리아의 상황을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오스트리아는 자국으로 코로나19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오는 열차의 일시적으로 막았다.

EU 회원국들은 국경에서의 검문 검색을 폐지하고 여권검사를 면제한 국경개방조약, 즉 ‘솅겐 조약’에 따라 회원국들의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하는데 일각에서는 솅겐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어진다며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는 우선 ‘이탈리아 국경 폐쇄는 없다’는 입장이다.

장-바티스트 제바리 프랑스 교통부 차관은 이날 오전 프랑스 보도채널 BFM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을 폐쇄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러스의 이동은 단순히 물리적 국경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국경 폐쇄는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프랑스의 올리비에 베랑 보건·사회연대부 장관은 23일 “유럽 내 전염병 확산을 대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EU 정상들과 논의하겠다”면서 “이탈리아 국경 문제는 우리가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는 사안”이라며 국경 폐쇄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청정국인 오스트리아는 보다 강경한 조치에 나섰다.

오스트리아 내무부는 23일 이탈리아와 독일을 거쳐 입국 중인 열차에서 2명의 여성이 고열을 호소한다는 소식에 약 4시간 동안 열차의 진입을 금지했다. 독일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해당 열차는 승객들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뒤에야 다시 이동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등한 이탈리아 북부에 대한 여행 주의 경보도 이어지고 있다.

아일랜드 외무부는 이탈리아 북부에 여행 경보를 내리고 이탈리아행 항공편 운행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영국 외무부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베네토 지역을 여행한다면 해당 공관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 보건장관은 2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변 국가의 민감한 반응에 이탈리아는 불만을 토하고 나섰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솅겐의 효력 중단은 코로나19의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는 이탈리아 시민권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가혹한 조치다”고 말했다.

콘테 총리는 “솅겐의 중단이라니? 우리는 이탈리아를 전염병 격리병원으로 만들 셈인가?”고 반문하며 불편한 심기를 표했다.

이탈리아 보건장관은 의회에 출석해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집단발발은 솅겐 조약을 중단하고 국경 검문을 도입해야할 강력하고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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