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이집트 철권통치’ 무바라크 전 대통령 사망…향년 92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5일 2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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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를 30년간 철권 통치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사진)이 25일 사망했다고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과 알자지라방송 등이 전했다. 향년 92세.

공군 장교 출신인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1981년 10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이집트 대통령을 지냈다. 그는 집권 기간 중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이집트를 둘러싼 안보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반대파와 언론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강압적인 정치로 큰 반발을 샀다. 경제적으로도 높은 실업률과 경제적 불평등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깊었다. 결국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2011년 1월 이웃나라 튀니지에서 시작해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뒤흔든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의 물결에 밀려 권좌에서 쫓겨났다. 그는 벤 알리 튀니지 전 대통령(2019년 9월 사우디 망명 중 사망)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국가원수(2011년 10월 반군에 의해 사망)와 함께 아랍의 봄을 통해 축출된 대표적인 독재자로 꼽힌다.

권좌에서 쫓겨난 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와 시위 유혈 진압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주로 군병원에 머무르다 2017년 3월 최종 석방됐다. 말년에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 남부 나일 강변에 위치한 ‘마아디 군 병원’에서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유튜브를 통해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모습을 보였다. 당시 동영상에서 그는 1973년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지휘관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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