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요한 원칙에 침묵…대북정책에 인권문제 반영해야"
"한국 정부, 北과 관계 증진 추진…인권 문제 가볍게 다뤄"
지난해 2월 노딜로 끝난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나왔다.
미 상원 외교위 산하 동아태소위는 25일(현지시간) ‘하노이 회담 1년 후 대북정책’ 청문회를 열어 그간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 및 북미 비핵화 협상 상황을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외교위 증언록에 따르면 청문회에 참석한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과 고위 행정부 당국자들은 최근 2년 간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싱가포르 회담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태도를 바꾼 점이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국정연설에선 “야만 독재국가인 북한보다 자국민들을 전적으로, 잔인하게 억압하는 정권은 없다”고 북한 지도부를 비판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 불과 몇 달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했다. 킹 전 특사는 “우리가 아는 한, 그 회담에선 인권에 관한 사항은 실질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대통령이 유일하게 제기한 인권 문제는 미국 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례였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오토 웜비어에 대해)몰랐다고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었다.
킹 전 특사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진실되게 노력했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논의 진전에 무관심한 게 명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무부 관계자들은 진실되고 진심 어린 노력을 기울였지만, 북한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인권에 대한 우리의 원칙을 저버린 게 핵 문제에서의 진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킹 전 특사는 “문재인 정권은 미국 행정부가 지난 2년 간 추진해온 것과 유사한 대북정책을 따라 왔다”며 “북한과의 관계 증진을 추진했고, 이는 인권 문제는 가볍게 다뤘다(soft peddling)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킹 전 특사는 결론적으로 “미국이 북한의 인권 침해 문제에 적극적으로 압박을 가하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미국은 인권에 있어 희망의 불빛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중요한 원칙 문제에 침묵해왔다”며 “우리 대북 외교정책엔 우리의 가치, 인권에 대한 우리의 헌신이 반영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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