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시민법 개정을 둘러싼 힌두 민족주의 지지자와 반대하는 무슬림 세력 간 충돌이 발생해 최근 5일 사이 3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인도 인구의 다수인 힌두교도와 소수파인 무슬림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도시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27일 “인도 뉴델리 동북부에서 23일부터 이어진 시위로 32명이 목숨을 잃고 200여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시위에는 총격과 투석전, 염산 투척과 이슬람 사원 방화 등의 폭력 행위가 빚어졌다. 현재 생명이 위독한 부상자도 적지 않아 앞으로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충돌은 지난해 12월 인도 의회를 통과한 시민법 개정안을 놓고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찬성파와 무슬림 및 대학생 중심의 반대파가 대립하면서 벌어졌다. 개정안은 인접국 출신 비이슬람교도 불법 체류자에게 인도 시민권을 더 쉽게 부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도 내 무슬림들은 불교 힌두교 기독교 등 이슬람교를 제외한 6개 종교 신도들만 대상에 포함된 이 법을 ‘무슬림 차별법’이라 주장하며 지난해 말부터 시위를 벌여 왔다. 이에 힌두교 민족주의를 표방해온 인도 집권 인민당(바라티야 자나타당) 의원이 23일 트위터를 통해 맞불 시위대를 모집하면서 본격화했다고 BBC는 전했다. 현재 인도 인구 13억6000만 명 가운데 힌두교도는 80%, 무슬림은 14%를 차지한다.
시위 양상이 갈수록 과격해지자 당국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수천 명의 경찰을 현장에 투입했고 25일에는 뉴델리 동북부 4개 지역에서 ‘발견 즉시 사살’ 명령까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6일 트위터에 “델리의 형제자매들이 언제나 평화와 형제애를 유지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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