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비용이 연일 화젯거리다. 가입한 의료 보험에 따라 한화로 약 400만원에 가까운 검사비를 부담했다는 고발도 나오면서 비용 때문에 전염병 확산을 막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마이애미헤럴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 출장 갔다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돌아온 오스멜 마르티네스 아즈큐는 독감 증세를 느끼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잭슨메모리얼병원을 찾았다.
아즈큐는 평상시 상황이라면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을 구하러 편의점에 갔겠지만 바이러스 검사를 받는 것이 자신의 가족과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다만 비용이 걱정됐던 그는 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CT스캔을 권유하는 의료진에게 혈액검사만 우선 요청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고, 아즈큐는 독감으로 판정됐다. 하지만 2주 후 그는 보험회사로부터 3270달러(약 397만원)의 청구서를 받았다. 보험회사 측은 추가로 독감이 기존에 갖고 있었던 질환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그에게 최근 3년 간의 의료기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아즈큐는 “병원이 간단한 혈액검사와 비강 검사에도 3270달러를 청구하는데 어떻게 일반 시민이 자신의 잠재적 감염 위험에 대비할 것이라고 기대하나?”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즈큐는 의료보험을 따로 제공하지 않는 의료기기 회사에서 일하며 연봉 5만5000달러(약 6700만원)을 받는다. 작년까지는 보험료 월 278달러(약 34만원)을 내고 더 많은 보장을 받았지만 연봉이 오르면서 보험료가 월 400달러(약 48만원)로 치솟자 지난해 11월 보장범위가 제한된 보험으로 바꿔 월 180달러(약 22만원)를 내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일명 ‘오바마케어’라고 불리는 부담적정보험법(ACA)에 따라 저소득층까지 의료보장제도를 확대했지만 이마저도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사례가 영국 BBC나 데일리메일 등 다른 외신에도 소개되면서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싼 검사비용으로 인해 미국 공중보건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의료진이 검사를 권유하거나 중국 방문 또는 확진자 접촉 후 증상이 나타나는 의심환자일 경우 정부에서 검사비용을 지원한다. 자비로 원해서 검사를 받고자 할 때는 16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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