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비상]
선전-광저우, 음성 나와도 예외없어
충칭-시안, 한국승객 전원 격리
중국에서 주민등록번호상 대구경북 출신이라며 한국인을 격리 수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타고 이날 광둥(廣東)성 선전(深(수,천))에 도착했다가 격리당한 한 교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주민등록지가 대구경북이라는 이유로 공항 근처 호텔에 격리됐다”며 “분통이 터지는 한국인 핍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부당하게 격리당한 한국인은 선전에만 2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가 1일 공지한 타국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 현황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은 대구경북 이외 지역에서 입국한 경우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으면 귀가시킨다고 설명돼 있다. 또 다른 중국 교민의 가족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지난달 29일 오전까지만 해도 음성 판정을 받아 귀가할 수 있을 거란 통보를 받았는데 오후에 갑자기 격리를 통보받았다. 현지 영사 인력의 항의를 중국이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전의 격리 호텔을 방문한 정우영 선전시 한인회장은 “아이를 둘 데리고 있는 엄마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고 전했다.
광저우(廣州)에서도 지난달 29일 주민등록번호상 출생지가 대구경북이라는 이유로 격리된 한국인의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출생지가 대구경북인 미성년자가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도 격리되자 서울 출생 어머니가 ‘자녀를 혼자 둘 수 없다’며 함께 격리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중국의 한 교민은 “중국이 우리를 바이러스 취급하는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여기에 충칭(重慶),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 등도 1일부터 공항에 도착한 한국발 승객 전원을 호텔에 14일 강제 격리시켰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충칭과 시안 당국 측에 코로나19 검사 뒤 음성 판정이 나오면 자가 격리를 할 수 있도록 요청해 현지 당국이 일단 수용했다고 밝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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