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발생 석달만에 확산세 꺾이자 방문… 관영매체 실시간으로 소식 전해
“인민들 코로나 기억 선해” 비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3개월 만인 10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처음 방문했다. 우한을 포함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히 꺾이자 중국 지도부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대내외에 선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8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중국에서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는데도 중국 지도부가 성찰보다는 선전에 주력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이날 오전 우한에 도착한 시 주석이 의료진, 군인, 주민센터 근무자, 경찰, 자원봉사자, 환자, 지역주민 등을 위로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임시격리 병동인 훠선산(火神山)병원도 방문했다. 그는 “방역 통제를 느슨하게 하지 말고 우한, 후베이 보위전에서 승리하라”고 강조했다.
CCTV는 이날 오전부터 시 주석의 우한 방문을 전하면서 우한 시민들이 시 주석에게 인사하며 손을 흔드는 모습을 강조했다. 보통 시 주석의 현장 시찰 일정이 끝난 뒤 보도해온 것과 달리 선전효과를 높이기 위해 실시간으로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우한이 최악의 코로나19 상황을 맞았던 1, 2월에는 우한을 찾지 않아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우한 방문을 통해 ‘시 주석이 직접 진두지휘해 코로나19 종식이 임박했다’는 선전을 대폭 강화하고 책임론을 불식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당국의 통계로 보면 이달 들어 진정세가 뚜렷하다. 9일 하루 동안 중국 전체에서는 19명의 추가 환자만 발생했고, 우한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2명밖에 늘지 않았다. 시 주석의 이날 행보는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하려는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초기 대응에 관한 성찰이 없는 당국의 태도에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회과학원 출신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 씨는 홍콩 밍(明)보에 “당국의 목적은 나쁜 일을 좋은 일로 바꾸는 것이지만 인민들은 3개월간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기억이 선하다. 정부의 낡은 선전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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