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11일(현지 시간)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부패와 투명성 부족 사례를 다루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비리 혐의 및 ‘버닝썬 사건’을 언급했다.
국무부는 이날 공개한 ‘2019 국가별 인권보고서’의 35쪽짜리 한국 부분에서 한국 정부의 부패 대응을 효과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부패 척결 로드맵인 5개년 반부패 계획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공무원들은 때로 처벌 없는 부패 관행대로 해왔고 정부 부패에 대한 많은 보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한국 인권보고서의 제4장 ‘정부의 부패와 투명성 부족’ 부분에서 이런 내용들을 기술한 뒤 구체적인 첫 번째 사례로 조국 전 법무장관의 사례를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조국 전 법무장관은 지난해 10월 14일 자신과 가족이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고, 딸을 위한 학문적 이득과 부적절한 투자수익을 부정하게 얻으려 한 혐의가 불거지면서 임명 35일 만에 사임했다”고 기술했다. 같은 해 10월 24일 조 전 장관의 부인이 딸의 의대 지원과 관련한 증거를 인멸하고 자격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구속 영장이 발부된 것, 검찰이 11월 현재 조 전 장관 수사를 계속하면서 출국을 금지한 것 등을 나열했다.
국무부는 강남 나이트클럽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부패 사례로 들기도 했다. 성폭행 은폐 의혹으로 시작된 이 사건이 경찰 비리에 대한 수사 및 처벌로 이어진 내용을 전했다.
제1장 ‘개인에 대한 존중’ 중 ‘임의적 혹은 불법적 사생활 개입’ 항목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 사찰을 부대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소강원 전 기무사 참모장 사건을 들었다. 그의 팀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대중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행정부에 정보를 제공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는 내용을 전했다.
언론 분야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의 수석대변인’이라고 표현한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 기자를 여당 대변인이 비판했다가 결국 사과했던 일이 지적됐다. 정부인권단체 부분에서는 북한인권재단 출범 지연 및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공석 문제가 언급됐다.
북한의 인권 실태 관련해 국무부는 독재국가인 북한에서 벌어지는 불법 또는 자의적 살해와 강제 실종, 당국에 의한 고문, 임의 구금, 정치범 수용소 등을 올해도 어김없이 지적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에 대해 북한이 여전히 해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다만 2017년 당시 들어있던 ‘지독한(egregious) 인권침해’라는 표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넣지 않고, 대신 중대한(Significant)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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