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16일부터 초·중·고교와 대학 등을 무기한 휴교한다. 다만 오는 15일과 22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는 변동 없이 진행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2일 저녁(현지시간) 대국민 특별담화를 열고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프랑스는 세기의 보건 위기를 겪고 있다”며 “우리의 모든 노력에도 (코로나19는) 유럽에서 점점 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전역의 탁아소와 초·중·고교와 대학 등은 16일부터 무기한 휴교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과학자에 따르면 우리 아이들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에서도 빠르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연기나 취소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코로나19의 확산에도 “우리는 민주적 삶과 제도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오는 15일 1차 투표와 22일 결선 투표를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70세 이상의 노인과 만성질환자와 호흡기 질환자, 장애인 등 질병에 취약한 이들은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젊은 사람들을 향해서는 노인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국의 병원도 코로나19 대응 체제를 돌입한다. 병상은 코로나19 감염자와 취약층인 노인들에 우선 배정된다. 긴급하지 않은 질병은 후순위로 밀린다.
저소득 임금 노동자와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강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겨울철 세입자나 무단점거 거주자들의 추방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제도인 ‘트레브 이베르날’의 기간을 오는 5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원래대로라면 트레브 이베르날은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 시작해 다음해 3월 말이면 종료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대책도 발표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는 경제 분야에서 대대적인 지원을 필요로 한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주요 7개국(G7)의 위기 상황에 대한 특별한 대응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에는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다만 출·퇴근을 위한 대중교통은 변함 없이 운영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대량 해고 사태를 막기 위해 단기 근무제를 도입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호 대책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모든 재정적 수단을 동원해 기업과 근로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코로나19 대책으로는 유로존의 위기를 진정시킬 수 없다는 비판의 메시지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은 자국의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거대한, 조정된 방안을 들고 나올 것”이라며 “경제금융위기가 확산되는 일을 두고 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을 제외한 26개 유럽 국가에 머문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30일간 금지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바이러스에는 여권이 없다”면서 “분열은 우리가 직면한 세계적인 위기 극복에 대응하는 방안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제롬 살로몽 프랑스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언급하며 “프랑스도 ‘이탈리아 시나리오’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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