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취해지는 환자 격리가 이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더 높이는 쪽으로 돌연변이를 촉진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의료진이 최신 연구들에서 밝혔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우한에서 이뤄진 세 건의 연구 등은 처음 발생 당시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병의 증세가 강했지만 격리 조치가 광범하게 이뤄진 이후로 증세가 은밀하게 진행되어 감지가 어려워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격리당한 바이러스가 생존을 위해 공격성보다는 전염성을 발전시키는 것으로 진화했다는 의미다.
우한대 병원 호흡기 전문의 장잔과 그의 동료들은 의학 저널인 란셋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SSRN’에 제출한 논문에서 “우한이 봉쇄된 1월23일 이후 입원한 환자의 임상적 특성이 이전에 입원한 환자와 달라졌다”고 보고했다.
“열, 피로, 가래, 근육통 등 코로나19의 일반적인 전신증상은 1월23일 이전에 입원한 환자에게는 두드러졌지만 후기 환자에게는 더 은밀한 양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발간된 북경대와 중국과학원 연구자들의 논문도 비슷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북경대 생물정보학 팀은 중국 등지에서 채취한 103개의 샘플에서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 염기서열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은 우한에서 발생한 가장 초기의 바이러스가 변이해 덜 공격적인 것과 더 공격적인 것이 생겨났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1월 초 우한에서 수집한 샘플 중에는 공격성이 높은 신종 바이러스 변종이 96%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체로 다른 나라에서 채취한 표분에서는 그 공격적인 변종은 전체의 약 60%에 불과해 공격성이 약화되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세계로 퍼져나간 데서 보듯 전염성은 높아졌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그 바이러스의 변화가 대규모 격리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논문에서 “인간의 개입 노력은 공격적 성격의 바이러스에 대한 심각한 압력을 야기했을 수 있다”고 썼다.
즉 격리된 상태에서 바이러스가 전파에 제한을 받자 초반의 환자들에게 심각한 증세를 가져왔던 공격성을 버리고 약하지만 은밀하게 침범하는 특성을 발전시켰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후베이성 정부 연구진도 4일 생물학 분야 아카이브인 ‘bioRxiv’ 웹사이트에 발표한 논문에서 146개의 샘플을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가 두 가지 주요 유형으로 분리되었으며 돌연변이한 쪽은 전세계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진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의사는 “우한에서의 환자 관찰은 가치가 있지만 많은 환자의 샘플이 분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같은 추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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