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이탈리아가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이 코로나19 사태를 피하기를 바란 단 한 국가가 있다면 바로 이탈리아”라고 우려했다.
이탈리아는 세계 8위, 유로존 3위 경제 대국이지만 높은 정부 부채, 만연한 지하경제, 잘 사는 북부와 낙후된 남부의 갈등 등으로 ‘유로존의 약한 고리’로 불린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약 135%로 유럽 주요국 중 최고다. 2008년 금융위기, 2010년 남유럽 재정위기 때 다른 유럽국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은 이유다. 이로 인해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해 1인당 실질 국민소득 역시 20년 전인 2000년보다 낮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란 대형 악재를 만난 이탈리아 경제가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분기(―0.3%)에 이어 올해 1, 2분기 성장률 역시 각각 ―1.5%씩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은행 유니크레디트 주가는 최근 한 달간 39% 떨어졌다. 이탈리아 은행권은 국채의 25%를 보유해 정부 재정이 흔들리면 줄도산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프랑스, 스페인도 이탈리아 국채를 대량 보유해 이탈리아 위기가 이웃 나라로 번질 가능성 역시 거론된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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