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1년 안에 2억명 넘게 감염돼 17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전 세계 전염병 전문가들이 검토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비공개 시나리오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CDC 관리들은 지난달 대학에 소속된 전문가팀 50여명을 초청해 회의를 열고, 각각 다른 매개변수를 적용한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리고 이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인구가 얼마나 감소할지, 확산 억제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만 1억6000만명~2억1400만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20만~170만명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병원 입원자가 240만~2100만명에 달해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병원의 수용 인원은 약 92만 5000명으로, 그중에서도 중환자 수용 인원은 10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NYT는 “CDC 시나리오는 역사에 의해 뒷받침된다”며 1918년 미국을 강타해 약 67만5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1918년)의 사례를 들었다.
CDC는 “코로나19의 전염력이 스페인 독감과 거의 동일하다”며 “지난 세기 발생한 다른 모든 독감 바이러스에 비해 전염성과 증상 발현의 심각도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시나리오는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이렇게 될 것이라고 본 것은 아니다.
이 시나리오에 대한 NYT의 논평 요청에 백악관 내 코로나 태스크포스(TF)는 “CDC로부터 이같이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코로나19에 대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기금 500억 달러(약 61조원)을 투입해 한 달 안에 500만명을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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