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미국내 여행제한 조치까지 검토… 검역 강화돼 공항마다 북새통
애플 “中매장 열고 美-유럽 폐쇄”… 스페인도 비상사태… 전국 봉쇄
교황청 부활절 미사 온라인 중계… 영국은 5월 지방선거 1년 연기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최대 동맹국인 영국에까지 빗장을 걸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까지 전국 봉쇄에 나섰고, 국경을 차단하는 국가가 잇따르면서 ‘하나의 유럽’도 허물어졌다. 계속되는 ‘셧다운’ 속에서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은 사라졌고 세계는 멈춰 섰다. 주요 외신은 이런 전 지구적 상황을 혼돈(chaos), 위험(risk), 침몰(sink) 등의 단어로 묘사했다.
○ 생필품 사재기 벌어진 美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17일부터 미국 입국 금지 대상에 영국, 아일랜드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11일 유럽발 여행자의 입국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두 국가는 예외로 했었다. 미 국방부는 16일부터 5월 11일까지 장병과 가족의 미국 내 이동을 제한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미국은 사태가 심각해질 때를 대비해 미국 내 여행 제한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요 공항은 유럽에서 돌아온 시민들이 몰린 데다 검역이 강화되면서 입국장에 길게 줄이 늘어서 북새통을 이뤘다. 미 언론들은 “코로나19가 퍼지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비판했다.
미국인의 주말 생활은 사실상 정지됐다. 대형 교회들은 예배를 중단했고 미국 3대 프로스포츠로 꼽히는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미국 내 17개 주에서 휴교령이 내려져 학생 2600만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상점 폐점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형 매장과 상점에서는 생수, 휴지를 비롯한 생필품이 동났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은 14일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중국 이외 지역의 모든 매장을 27일까지 2주간 폐쇄한다고 밝혔다. 반면 폐쇄했던 중국 내 매장은 13일 문을 열었다. 미 언론들은 “코로나19의 발병지가 유럽과 미국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 전시(戰時) 방불케 하는 유럽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 내 감염자 규모 2위인 스페인(7753명)은 14일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전국 봉쇄에 돌입했다. 모든 스페인 국민이 식품이나 의약품 구매, 출퇴근 목적을 제외하고는 자택에서 격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시민 이동을 통제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할 방침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부인인 마리아 페르난데스 여사가 감염돼 총리와 부인 모두 격리 조치됐다.
프랑스는 15일부터 슈퍼마켓, 약국을 제외한 모든 상점을 폐쇄하기로 해 식당, 카페, 영화관 등 모든 상점은 문을 닫게 됐다. 루브르박물관,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도 무기한 폐쇄되면서 주말 내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은 5월 7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1년 연기했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다음 주 지역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취약 계층인 70세 이상을 수개월간 격리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탈리아는 누적 확진자가 2만1157명으로 전날보다 무려 3497명 증가했다. 교황청은 사상 처음으로 다음 달 12일 부활절 기념 미사를 신도 없이 온라인 중계로 진행하기로 했다. 확진자가 5142명에 달하는 독일은 다음 달 25일 실시할 예정이던 집권 여당 기독민주당의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연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이 코로나19의 진원지(epicentre)가 됐다”고 평가했다.
유럽은 국경을 닫고 있다. 덴마크는 14일부터 한 달 동안 국경을 봉쇄했다. 폴란드는 15일부터, 노르웨이는 16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다. 체코, 슬로바키아도 비거주자나 무연고자에게 국경을 봉쇄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및 스위스, 노르웨이와의 항공 운항을 제한하기로 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16일 원격 화상 정상회의를 갖고 코로나19 대책 공조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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